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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BR500R
본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
박지훈 기자    입력 2013-09-12 15:05:14    수정 2013-09-12 15:05:14
TAG : 혼다, HONDA, CBR500R, CB 500F, CB 500X, NC 700, 병렬 트윈, 카운터 밸런서, CONTERBALANCER, PGM-F1, 엔트리, 미들급, 스포츠, 뉴 펀더멘탈 콘셉트, NEW FUNDAMENTAL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소비자들에게 값 비싼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고 값 싼 부품을 사용한 모델을 함부로 시장에 내놓았다간, 대중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눈 높이는 이미 오를만큼 오른 상태이다.

 


미들급 스포츠 클래스

 

모터사이클 라인업이 풍부한 혼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욱이 기술력을 앞세운 혼다를 바라보는 대중의 기대치는 경쟁사 보다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 혼다가 선택한 카드는 플랫폼의 공유다. 엔진, 서스펜션, 브레이크, 프레임, 전기장치, 휠, 타이어 등 기본적 구성의 공용화는 생산비용을 줄이면서 라인업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뉴 미드 콘셉트 아래 출시된 NC700S, NC700X, 인테그라는 각기 다른 세그먼트에서 혼다에 성공을 안겨줬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보다 대중적이고 포괄적인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바로 CBR500R, CB500F, CB500X의 '뉴 펀더멘탈 콘셉트'를 내세우게 된 배경이다.

 

 

혼다가 제시한 뉴 펀더멘탈 콘셉트는 말 그대로 ‘본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초보부터 베테랑까지 만족할 수 있는 대중적인 모터사이클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선봉에 CBR500R이 나섰다.

 


슈퍼 스포츠 부럽지 않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CBR500R은 외형에서부터 힘을 줬다. 눈매가 올라간 헤드라이트와 날렵한 프론트 카울의 디자인은 마치 2004년식 CBR1000RR이 연상된다. 윈드 스크린 아래의 포지션 램프 디자인도 비슷해, 스포티한 면모를 더했다. 덕분에 존재감만큼은 슈퍼 스포츠 부럽지 않다.

 

 

차체도 당당하다. 단기통 엔진으로 다소 앙상해 보이는 CBR250R과 달리, 병렬 트윈 엔진의 존재감으로 인해 볼륨감이 상당하다. 여기에 세퍼레이트 타입의 핸들과 한껏 치켜올라간 리어카울의 디자인은 슈퍼 스포츠의 실루엣을 연출한다.

 

 

하지만 라이딩 포지션은 마치 네이키드 모델에 앉은 것처럼 여유롭다. 본격적인 슈퍼 스포츠보다  높은 핸들 위치 덕분이다. 자연히 상체를 적당히 세울 수 있고, 그립을 움켜쥐었을 때, 팔과 무릎도 적당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어 장시간 주행도 편하다. 

 

 

시트높이는 785mm로 165cm 이상의 신장을 지닌 라이더라면 발착지성에 대한 부담이 없을 듯싶다. 게다가 시트의 앞뒤 길이도 여유로운 편이다. 또한 앉았을 때 니그립하기 쉬운 자세를 유도해 쉽게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다.

 


남김없이 즐긴다

 

엔진을 깨우자 정숙한 배기음이 귓가를 울린다. 눈을 감고 들으면 엔진형식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 수랭 병렬 2기통 엔진이기 때문에 혹시 투박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 

 

 

기어를 넣고 스로틀을 개방하면 4,000rpm부터 배기음이 거칠게 변한다. 그럼에도 프레임으로 진동은 전달되지 않는다. 각 밸브에 롤러 로커암이 적용된 덕분이다. 이 방식은 폭발력이 큰 단기통 엔진도 온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CBR250R의 엔진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랭크 위상이 180도로 설정된 CBR500R의 병렬 2기통 엔진이 저회전 영역에서 부드럽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뛰어난 연비는 기본이다.

 

 

덕분에 CBR500R로 모터사이클에 입문하는 라이더도 부담없이 스로틀을 조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속이 밋밋한 것은 아니다. 부드럽게 반응하지만, 민첩하게 뿜어져 나오는 토크는 회전영역에 관계없이 차체를 밀어낸다.

 

 

힘의 윤곽이 뚜렷하고 끈기가 넘치는 엔진이다. 엔진의 회전수를 무리하게 올리지 않고도 사뿐하게 달릴 수 있다. 대신 기어비가 짧다. 1단에서 발휘할 수 있는 속도는 시속 70km, 2단은 겨우 100km 정도 속도를 낼 수 있어 왼발이 쉴 틈 없이 바쁘다. 그래도 즐겁다. 참견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점도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8,500rpm에서 50마력을 발휘하는 엔진은 과거 1990년대를 주름잡은 CBR400RR을 경험한 라이더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일지 모른다. 하지만 레드존 부근인 10,000rpm까지 꾸준하게 이어지는 가속력을 경험한다면, 고회전에서 쥐어짜내는 직렬 4기통 엔진은 이내 기억에서 사라진다. 마치 밥그릇에 마지막 남은 쌀 한 톨까지 싹싹 남김없이 비워내는 감각이랄까.

 

 

다시말해 엔진과 맞물린 차체의 반응도 믿음직하다는 이야기다. 41mm 구경의 정립식 프론트 포크와 프로 링크 타입의 리어 서스펜션은 오르막 내리막 코너 구분 없이 탄탄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다소 빈약해보이는 스윙암은 코너 탈출 구간에서 한 타이밍 빠르게 차체를 일으켜 세워도 든든하게 하중을 지탱한다. 어떻게 다루던지 웬만해서는 차체의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의외로 코너링에서 한계가 높은 편이다.

 

 

프론트와 리어의 싱글 디스크 로터가 아쉽기는 하지만, 로터를 무는 캘리퍼의 힘은 예상보다 강하다. 앞뒤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전달되는 감각도 꽤 또렷해, 어떤 상황에서건 원하는 속도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다.

 

진입장벽이 낮은 엔트리 클래스는 실용성을 중시한다. 때문에 감성이나 질감보다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CBR500R이 중점을 둔 요소기도 하다. 스포츠 모터사이클이 추구하는 본질은 경쾌하면서도 균형을 이루는 주행감각에 있다. 이게 바로 기본기다. 세상이 뒤집히고 기술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다. 모든 성공의 밑바탕에 탄탄한 기본기가 존재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혼다는 이 사실을 CBR500R로 다시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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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나의상태^^! 쏘쿠울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가가 사실인가보군요.   13-09-13 08:33  답변
 나의상태^^! 카카
ㅋㅋ싹 남김없이 비워내는 출력이 어떤느낌인지 궁금하네요   13-09-13 08:38  답변
오~ 그렇게나 매력적인 아이였어요?   13-09-13 10:01  답변
 나의상태^^! DPI72
CBR400RR 같은 레이시한 느낌은 사라지고, 두루뭉실해졌군요 ㅠㅠ   13-09-17 08:48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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