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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 스크램블러 태국 현지 시승
아이콘 & 데저트 슬레드
조의상 기자    입력 2019-04-16 17:08:35    수정 2019-04-16 17:07:48
TAG : 두카티, 스크램블러, 아이콘, 데저트 슬레드, 네이키드, 모터사이클, L트윈,
랜드 오브 조이(Land of Joy)는 스크램블러의 모토다. 강렬한 레드 컬러에 독보적인 레이시함을 품은 두카티스티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개성과 자유를 품고 창의적으로 젊음을 표현하는 ‘힙’한 컬처를 대변하는 브랜드가 바로 스크램블러다. 




스크램블러, 문화적 트렌드와 기술적 진보
소통은 중요하다. 베일에 싸인 신비주의를 고집하던 일부 연예인들도 대중들 앞으로 다가가고 있으며, 브랜드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활용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요즘의 소통 방식이다. 

스크램블러가 두카티의 서브 브랜드로 안착한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두카티는 자기들만의 영역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이미지를 구축해 수 많은 마니아들을 양성하고 기술력의 우수함을 증명해온 매력적인 브랜드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단점도 갖고 있었다. 이것은 가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두카티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정체성과 캐릭터가 강해 과연 그들의 생태계에 녹아들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말한다. 하지만 얄궂게도 이것이 지금까지 두카티를 있게 한 생명력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최신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레이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카티는 모든 라인업에 특유의 레이시함이 녹아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인이 원하는 모터사이클 라이프와는 온전하게 일치할 수 없고, 대부분의 젊은 라이더들이 지향하는 모터사이클 라이프는 보다 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얼마나 개성 있는 삶을 표현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레트로 스타일이 그 중 하나. 때문에 기존의 두카티 특성에 이러한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자칫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또 하나의 독자적인 서브 컬처를 만들어냈다. 



두카티가 더욱 많은 라이더들과 교감하기 위해 찾은 방법은 바로 스크램블러다. 알고 보면 뜬금없지도 않다. 두카티가 1962년에 처음 선보였던 스크램블러는 1975년까지 250 및 350, 450 등의 버전으로 지속적인 판매를 이어왔고, 반항적인 이미지와 재미있게 라이딩을 할 수 있는 퍼포먼스까지 갖춰 북미와 유럽 등에 걸쳐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금의 스크램블러 역시 정열의 레드 컬러로 유혹하기보다는, 젊음과 즐거움을 상징하기도 하는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내세우고, 레트로 스타일 중에서도 자유분방함을 드러낼 수 있는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자체를 서브 브랜드의 타이틀로 가져오면서 라이더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를 제안한 것이다. 적어도 뚜렷한 또 하나의 이미지를 확립하는데 성공했으며, 두카티 본연의 정체성을 흐리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가져온 것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 새로운 라이더의 유입으로 젊은 이미지를 손에 넣고 레트로 붐의 가운데에 두카티의 스크램블러가 자리했다. 현재 스크램블러는 800 라인업과 1100 라인업으로 나뉜다. 그리고 2019년형으로 업데이트된 스크램블러 800 시리즈는 더욱 세련된 스타일과 안정적이고 쉬운 주행성능으로 ‘랜드 오브 조이’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 




아이콘, 스크램블러의 무한한 가능성
아이콘은 이름처럼 스크램블러 시리즈를 대표하는 기종이다. 두카티가 1962년에 최초로 선보였던 스크램블러와 지금의 아이콘이 갖고 있는 형태와 컬러가 자연스레 이어진다. 2019년형은 디자인과 주행편의성 등의 디테일이 높아졌다. 



DRL을 포함한 헤드라이트는 내부에 ‘X’형태를 또렷이 보이게끔 삽입했고, 방향지시등은 LED로 교체하고 형태도 다듬었다. 연료탱크의 사이드 커버는 윤곽이 도드라졌으며, 휠은 CNC가공을 추가했다. 머플러도 커버 디자인을 변경했다. 이 밖에도 엔진 커버를 유광 블랙으로 칠하고 조형미를 돋보일 수 있도록 브러쉬 가공을 하는 등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큰 틀에서 변화를 주기보다는 섬세하게 다듬었기에 얼핏 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 꽤나 알찬 구성으로 스크램블러가 지향하고자 하는 콘셉트에 더욱 디테일하게 근접해졌다. 이는 시승을 하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말했다시피 아이콘은 스크램블러 시리즈를 대표하는 동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기종이다. 두카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과 모터사이클을 시작하려는 사람들까지도 아이콘이 포용해야 한다. 결국 다루기 쉬워야 한다. 아이콘은 시트에 앉자마자 편안함이 느껴진다. 시트 높이는 798mm. 새롭게 디자인한 시트는 더욱 평평해졌고 발착지성도 훌륭해 키가 작은 라이더도 부담이 없다. 





낮고 평평한 시트에 적당히 넓고 높은 핸들바로 라이딩 포지션과 전방 시야도 자연스럽고 편하다. 출발하자마자 좁은 골목을 빠져 나오는 5분 남짓의 시간, 그리고 이어지는 대로에서 박차고 나아가는 가속까지 10분 가량을 달렸을까. 누구나 가볍고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라는 것을 느꼈다. 

전자식 스로틀은 오른 손목을 비틂에 따라 직결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그 강도와 피드백은 유순하다. 조작함에 따라 구동력이 즉각적으로 전달되지만 차체를 밀어내는 움직임에 거친 맛은 없다. 그러면서도 스로틀 그립을 힘껏 비틀면 힘 있게 노면을 박차고 나아간다. 초보자도 다루기 쉽게 스로틀 반응은 매끄럽게 유지하면서 라이더가 입력하는 만큼 오롯이 힘을 쏟아내는 과정에는 조금의 지체도 답답함도 없다. 즉 다루기 쉬우면서도 803cc L트윈 엔진의 출력을 아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아이콘은 73마력의 최고출력과 6.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어느 회전 구간에서도 활기차다. 중저속 영역의 토크 특성도 훌륭해 엔진의 힘이 모자라는 구간이 없으며, 그렇다고 차고 넘치지도 않는다. 공랭식 L트윈의 터프한 필링은 가져가지만 위화감이 없다. 



어느덧 170km/h를 훌쩍 넘겼지만 계기반 속 회전수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있다. 새로운 계기반은 기어단수와 연료 게이지를 표시해 주행 편의를 확보했다. 또한 방향지시등도 방향 전환 후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을 넣어 조금이나마 번거로운 동작이 줄었다. 유압식 클러치와 조절식 레버는 기어 변속이 잦은 도심주행을 한결 수월하게 한다. 





아이콘이 쉬운 이유는 기본적인 네이키드의 포지션과 스크램블러를 기반으로 하는 주행감각 덕분이다. 스크램블러라는 장르를 고려하면 시트 포지션이 약간 낮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입문자가 타기에는 더 없이 편한 것은 물론 완성된 라이딩 포지션이 엉성하지 않아 어떠한 주행도 여유롭고 거뜬히 받아낸다. 스크램블러답게 어느 정도의 비포장길도 주행할 수 있도록 블록패턴 타이어를 기본으로 신었지만 노비가 높지 않아 온로드에서도 충분한 그립력을 발휘하며, 와인딩 로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차체를 기울일 수 있다. 

고속 코너와 짧은 와인딩 코스 등을 오가는 동안 아이콘은 유연했다. 전체적인 거동이 빠르고 잽싸기보다는 각각의 연결 동작과 거동의 변화가 부드럽게 이어졌다. 서스펜션 전/후 모두 KYB로 150mm의 서스펜션 트레블을 확보했지만, 세팅은 온/오프로드에서 노면 추종성을 키우고 더욱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도록 개선했다. 



또 다른 업데이트 사항 중 하나는 코너링ABS. 일반적인 ABS보다 코너링 등의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기본적인 브레이크 시스템도 우수하다. 테스트 주행 시 코너링ABS를 경험하지는 못했으나, 이러한 기능이 장착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라이더들이 더욱 재미있게 라이딩을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안전대책이 마련됐을 때의 이야기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콘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조작을 하더라도 위화감이 없었다. 다루기 쉬운 엔진과 편안한 포지션으로 차체를 다루기가 매우 수월했고,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장비를 비롯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두카티의 스크램블러 콘셉트를 이해하고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로써 아이콘은, 두카티를 선망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던 이들에게 건네는 재미있고 쉬운 징검다리다. 




데저트 슬레드, 오프로드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데저트 슬레드는 스크램블러 라인업 중에서 오프로드 성능이 가장 뛰어난 기종이다. 데저트 슬레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북미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타일로, 사막이나 산악지형과 같은 비포장길에서 주행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었다. 때문에 스포크 휠과 오프로드용 타이어, 긴 서스펜션 트레블 등 거친 지형에서 달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이 밖의 불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간소화했다. 사막 썰매란 뜻의 이름처럼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설정이다. 



아이콘에 이어 카페레이서와 풀 스로틀 그리고 데저트 슬레드 역시 마이너체인지를 단행했다. 우선 기존과 달리 프레임 컬러를 레드로 변경했고, 스포크 휠의 림은 골드에서 블랙 컬러로 교체했다. 연료탱크의 좌우 알루미늄 카울은 볼륨을 넣어 밋밋함을 없앴다. 시트 디자인도 변경했다. 이 밖에 DRL 헤드라이트와 LED 방향지시등 및 계기반의 기어단수 그리고 연료 게이지 표시 등을 공통적으로 변경했다. 

외관은 단연 터프하다. 시트고와 지상고가 모두 아이콘에 비해 높고, 프론트 펜더도 위로 바짝 올렸다. 노비가 더욱 도드라지는 타이어와 스포크 휠, 격자그릴 커버를 덮은 헤드라이트, 엔진 하부를 보호하는 스키드 플레이트 등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설정들이 흙먼지를 날리며 질주하고픈 욕망을 자극한다. 



시트높이는 860mm. 아이콘과는 확연히 다른 라이딩 포지션이다. 무게도 20kg이나 더 무거운 193kg이다. 아이콘보다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시동을 건 후 거칠고 박력 있는 공랭식 L트윈 엔진 사운드와 함께 출발한다. 차체가 높아진 덕에 시야는 더욱 멀리 넓게 볼 수 있다. 엔진의 성능은 동일하다. 여전히 매끄러운 회전과 부드러운 스로틀 반응으로 다루기 쉽지만 스로틀 그립을 감는 만큼 호쾌하고 활기찬 생동감을 전달한다. 



높아진 포지션은 동일한 속도 영역과 코너에서도 아이콘과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스탠딩 포지션도 보다 자연스럽고 편한 자세를 취하기 쉬우며 컨트롤도 수월하다. 오프로드 주행 특성을 고려해 스텝의 고무도 쉽게 탈부착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덕분에 미끄러지지 않고 더욱 안정적으로 스텝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 

라이딩 모드는 ABS를 해제한 오프로드 모드로 선택. 흙과 자갈 그리고 모래가 뒤섞인 비포장길로 들어섰다. 포장된 아스팔트에서 다소 무뎠던 타이어 그립은 비포장길로 접어들면서 제 실력을 발휘했다. 땡볕 더위도 잠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이후 몇 시간에 걸쳐 폭우 속을 달려야 했다. 아스팔트에서는 더욱 그립이 낮아졌고, 오프로드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흙탕 코스가 추가됐다. 

46mm로 직경이 더욱 굵어진 프론트 포크와 전/후 200mm의 긴 서스펜션 트레블은 다양한 지형을 부드럽고 여유롭게 지나가도록 도왔고, 섬세하지만 까탈스럽지 않은 스로틀 반응은 오프로드 경험이 부족한 라이더도 안심하고 차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론트의 19인치 휠은 웬만한 장애물을 타고 넘는데 아무 무리가 없으며, 스탠딩 포지션에서 차체를 홀딩하거나 적극적으로 신체를 움직이는 동작도 수월하다. 또한 적당한 차체 무게는 오히려 안정감을 준다.





어차피 데저트 슬레드는 험준한 곳을 달릴 용도가 아니다. 엔듀로 모터사이클이 헤쳐나가는 수준의 코스는 데저트 슬레드의 영역이 아니다. 도심에서도 편안하고 장거리 투어도 너끈하면서 중간에 마주할 수 있는 비포장길도 문제 없이 가로질러 주행할 수 있는 것이 스크램블러고, 여기에 오프로드 주파성능을 보다 강화한 것이 데저트 슬레드다. 대형 멀티퍼퍼스는 크기도 만만치 않고 무게도 훨씬 무겁다. 하물며 스크램블러 800시리즈가 속한 미들급과 리터급 사이의 멀티퍼퍼스도 초보자들에게는 버겁다. 절대적인 성능은 어떨지 몰라도 초보자가 오프로드를 주행하고 오프로드 라이딩에 재미를 붙이기에는 데저트 슬레드가 유리할 것이다. 개성 있는 스타일과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만들어가는 면에서도 말이다.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아스팔트와 비포장길을 오갔다. 불안하거나 버겁기는커녕 조금씩 페이스를 높여갔다. 엔진은 원하는 만큼의 출력을 발휘했고, 섀시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했으며, 코너링ABS 등의 전자장비가 라이더를 도왔다. 시트 위에 앉아있는 높이만 조금 높아졌을 뿐,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다루기 쉬운 콘셉트에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알다시피 스크램블러 800 시리즈에는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그 중 아이콘이 시작이었다면 데저트 슬레드는 그보다 ‘조금 더’를 외치고 다가가게 만든다.



아이콘과 데저트 슬레드는 모두 쉽다. 라이딩의 재미,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움, 나만의 모터사이클 라이프, 이 모든 것들을 부담 없이 시작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 치밀한 분석과 냉철한 시각으로 기계적인 우수함을 내세워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브랜드와 라이더의 경계를 허물고, 쉽고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문화적인 접근방식 또한 새로운 팬덤을 형성하는 방법이 되곤 한다. 

스크램블러는 심플하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남의 눈이 아닌 자신의 만족과 개성을 중시한다. 스크램블러는 두카티의 서브 브랜드지만, 온전히 독립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아이콘과 데저트 슬레드는 ‘랜드 오브 조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자유로운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원하면 잊지 말자. 스크램블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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