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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F900XR
스포츠 투어러 장르의 신성
김남구 기자    입력 2020-04-10 18:24:40    수정 2020-04-10 18:24:40
TAG : BMW, 네이키드, F900XR, 스포츠, 투어러, 네이키드
BMW모토라드의 미들급 스포츠 투어러인 F900XR이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2019 EICMA 모터사이클쇼에서 모습을 드러낸 지 반년이 되지 않은 빠른 기간 내의 국내 상룍이다. F900XR은 BMW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탁월한 성능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까지 제시하며 미들급 스포츠 투어러의 정상을 정조준했다.



F900XR은 895cc 배기량의 직렬 2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2018년 F850GS에 처음으로 도입된 엔진을 기반으로 토크 세팅을 새로 했고 배기량은 기존 853cc에서 42cc 늘렸다. 또한270도, 420도로 크랭크 위상 차이를 설정했다. 이로 인해 부등 간격으로 4행정이 이뤄지며 리듬감이 살아있는 감성적인 엔진 필링과 배기음을 만들어냈다. 



각종 전자 장비의 탑재는 F900XR을 보다 돋보이게 한다. 라이딩 모드는 레인과 로드를 선택할 수 있고, 기본 옵션인 코딩 칩을 연결하면 다이내믹 모드도 탑재할 수 있다(길들이기를 위해 1,000km 점검 후에 활성화를 권장). 다이내믹 모드는 스포티한 트랙션 콘트롤과 뱅크 각을 계산한 코너링 ABS 등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다이내믹 브레이크 콘트롤과 엔진 드래그 토크 제어까지 가능하니 한 차원 높은 스포츠 라이딩이 가능하다. 



F900XR은 스포츠 투어러를 지향한 만큼 형제 기종인 F900R에 비해 풍만한 프론트 페어링과 윈드 스크린을 장착해 주행풍을 억제했다, 윈드 스크린은 상황게 맞게 2단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연료 탱크는 F900R에 비해 2.5리터 큰 15.5리터로 장거리 주행을 돕는다. 



F900XR의 엔진은 한눈에 보기에도 옹골지다. 시트에 앉아 차체를 좌우로 기울여보니 무게 중심이 차체 하부에 묵직하게 몰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연료탱크는 우람하지만 허벅지 안쪽과 맞닿는 부분의 폭은 좁아서 니그립을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깊은 인상적인 부분은 차체 밸런스다.



뛰어난 차체 밸런스는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시승에 나선지 채 1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F900XR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처럼 뜻대로 움직여 준다. 몇 차례 코너를 공략해보니 금세 감이 잡혔다. 적극적으로 차체를 눕혀도 불안함이 없고 무게 중심 이동과 시선 처리만으로 차체는 오뚝이처럼 눕고 다시 일어선다. IMU 기반의 코너링 ABS와 트랙션 콘트롤은 적재적소에 개입해 라이딩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어찌 보면 ‘모든 영역에서 고른 출력’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일지 모르지만 F900XR의 엔진을 이보다 잘 표현할 방법은 없다. 낮은 회전 영역에서도 부드러운 가속을 제공하며, 중저속 영역에서 넉넉한 토크를 발휘하니 무엇보다 도심주행이 편안하다. 게다가 부담 없는 포지션까지 더해지니 퇴근길 정체 구간도 스트레스 없이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어시스트 클러치의 탑재로 부드러운 클러치 조작이 가능한 점도 한 몫 했다. 



도심 주행도 만족스럽지만 F900XR의 본 모습은 고회전 영역에서 드러난다. 교통량이 적은 도로에서 스로틀 그립을 보다 과감하게 비틀었다. 엔진은 카랑카랑한 배기음을 뿜어 내며 출력을 끌어 올린다. 3천, 4천, 5천. 회전수를 높여갈수록 F900XR은 더욱 강력한 힘을 쏟아낸다. 6,000RPM에 도달하면 엔진은 맹렬하게 포효한다. 3단에서도 여유 있게 시속 100km/h를 기록한다. 짜릿한 쾌감과 함께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럼에도 F900XR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F900XR의 짜릿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자식 서스펜션이다. F900XR은 ESA(Electronic Suspension Adjustment) 시스템의 탑재로 버튼을 통해 간단히 서스펜션 세팅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서스펜션의 트래블을 F900R보다 길게 설정(F900XR: 앞170/뒤172mm, F900R: 앞135mm/뒤142mm)해 상대적으로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했다. 브레이크 성능은 역시 BMW 모터사이클답다. 지긋이 잡아도 부족하지 않은 제동 성능을 보여주며 순간적으로 강하게 움켜 쥐면 프론트 서스펜션이 압축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칼 같이 차체를 멈춘다.



커넥티비티를 강화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6.5인치 TFT 디스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하며 BMW 모토라드 커넥티드 어플을 통해 상세한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주행 루트가 지도에 표시되며 고도의 변화와 주행 속도, ABS 작동 시점까지 BMW 모토라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기록된다. 뿐만 아니라 타이어 공기압, 누적 주행거리, 주행 일수, 향후 점검 시점 등의 정보도 알 수 있다. 주행 중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화나 음악 재생 목록 등의 확인 및 제어도 가능하니 스마트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F900XR의 합리적인 가격은 시장 가치를 한껏 높이는 요인이다. 리터급에 근접하는 미들급 모터사이클에 최신 전자장비와 차체 제어 장치를 대거 탑재했지만 가격은 1,510만원으로 책정했다. 기본 컬러인 라이트 화이트는 1,510만원이며 BMW M시리즈에 적용되는 갈바닉 골드와 레이싱 레드는 1,540만원이다. 지난 해까지 판매하던 F800R(1,582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며, 타 브랜드 경쟁 기종과 비교해도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다. 



과거의 BMW 모터사이클 라인업은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특성, 오랜 역사와 프리미엄 이미지 등 ‘가격대비 성능’보다 내세울만한 장점도 많았고 대중의 인식도 그랬다. 낮아진 가격이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싶었지만, 시승해본 결과 BMW의 스포티한 성능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경쟁력도 충분해 보였다. F900XR 만큼은 자신 있게 ‘뛰어난 가성비’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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