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글러브 가운데 메시 글러브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이라고 하면 노면과 기온이 높아지고, 손에서도 땀이 많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REV'IT, FLY GLOVES
폴리에스터 메시 소재를 사용하는 메시 라이딩 글러브는 무게도 가볍고 통기성이 탁월하다. 하지만 전도 시에 가죽 소재로 제작된 글러브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며, 안전성에 있어서도 다소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레빗의 플라이 글러브와 같은 가죽 소재를 사용한 메시 글러브를 찾는 이들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과장은 필요없다
레빗이 2011년 새롭게 내놓은 가죽 메시 글러브인 ‘플라이(Fly 이하, 플라이)는 손목을 감싸는 부위가 짧은 숏 커프스 글러브(이하, 숏 글러브)이다. 숏 글러브 답게 가벼운 무게와 간편하게 착용이 장점이다.
기본적인 장점을 추가하자면 폴리우레탄 코팅을 처리한 소가죽과 염소 가죽을 함께 사용해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하며, 펀칭 가공을 해 여름철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레빗 브랜드가 단단하게 구축한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한 몫을 담당한다.

▲폴리우레탄으로 코팅된 소가죽과 염소 가죽을 사용했다.
하지만 플라이 글러브의 장점은 외관에서 그치지 않는다. 라이더가 직접 착용하는 거의 모든 라이딩 기어가 그렇듯, 착용감은 외관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적인 디자인에서의 장점을 무시할 순 없다. 단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과 착용감을 만족시키는 디자인은 큰 차이가 있을 뿐이다.
너클 가드와 손가락 관절 부위에는 폴리우레탄 플라스틱 소재의 프로텍터가 배치됐다. 프로텍터들의 형상은 일반적인 라이딩 글러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글러브를 벗은 상태나 착용한 상태에서 눌러보면 보호되는 부위는 푹신하게 쿠션이 있는 듯 느껴진다.
글러브 내부의 손을 감싸는 부위는 모두 촘촘한 구조의 폴리에스터 텍스타일로 이뤄졌다. 때문에 글러브를 착용할 때, 부드럽게 손이 들어가고 나갈 수 있다. 손에 직접 닿는 감각은 언뜻 따뜻한 느낌까지도 준다.
글러브의 외피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축성이 충분한 염소 가죽은 두께에 비해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높은 강성을 갖고 있는 전천후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가죽 소재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된 소가죽은 손가락이 연결되는 손바닥 부위와 손날 부위로 이어진다.
글러브를 고정하는 소매(커프스)는 벨크로 방식으로 고정된다. 손목과 손등이 이어지는 부위에는 그립을 쥐었을 때, 글러브가 움직이는 것을 고려해 네 줄의 셔링으로 처리했다. 그립을 쥐어 가죽 소재가 팽팽하게 당겨진 가운데서도 움직임은 자유롭고, 밀착감도 떨어지지 않는다.
MADE FOR FIT
가죽 소재의 선택은 직접적인 착용감으로 직결된다. 한편, 착용감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은 소재의 재단과 봉합이다. 패턴을 나누고 그것을 봉합하는 것은 단순히 보면 글러브의 모양을 갖추는 것뿐이다. 하지만 레빗은 패턴 조각들을 연결하면서 자연스러운 손 모양을 만들어 냈다.
자세히 글러브를 살펴보면 손가락 안쪽의 마디 부분은 좁게 처리했다. 손등 방향에서 보는 손가락 관절 부위의 가죽 소재 역시 마찬가지이다. 덕분에 플라이 글러브를 낀 손은 자연스럽게 손의 힘을 뺀 맨손의 모습이 그대로 연출된다.
만약 도화지 위에 손바닥을 얹고 볼펜으로 손바닥 모양을 그리듯 패턴을 잘라냈다면 이런 자연스러움은 없었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맨손의 모습이 연출되는 것은 핸들 그립을 쥐었을 때, 더욱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스로틀 그립 위에 플라이 글러브를 낀 손을 얹어 놓으면 말 그대로 그립을 쥐는 정석에 가까운 모습이 연출된다. 실제로 그립을 쥐어보더라도 손가락 바닥 부분의 가죽이 남는 부분은 거의 없다.
손바닥 안쪽의 가죽 패턴의 배치도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 엄지 손가락의 바깥쪽 측면에서부터 손바닥 사이에는 네 개의 가죽 패턴을 사용해 밀착감을 높였다. 밀착감을 높였다고 해서 지나치게 압박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가죽 여분이 많이 남아 그립감을 해치는 경우도 없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손에 착 감기는 느낌에 가깝다.
플라이 글러브의 깔끔한 외관은 가죽 패턴을 연결하는 부위를 글러브 내부로 위치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러브 내부에서 이 연결 부위의 이물감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물감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실제 착용에서도 느낄 수 있다.
글러브를 착용했을 때, 손가락 끝 부분의 패턴 연결 부위는 손톱의 바로 아래 위치한다. 레버류 혹은 버튼 등을 조작하는 것이 손바닥의 손끝이라고 한다면, 이물감이 있어도 상관없는 부위로 연결 부위를 맞춘 느낌이다.
물론 글러브의 착용감과 그립감은 라이더의 개인적인 사이즈 편차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손목이 꺾이는 부위를 기준으로 가운데 손가락까지의 길이가 20cm, 가운데 손가락 길이가 8.5cm인 라이더에게 미디엄(M) 사이즈가 가장 잘 맞는 정도다.
비교는 얼마든지
플라이 글러브의 소비자 판매 가격은 10만 7천원으로 책정됐다. 가죽을 사용해 제작된 숏 글러브 가운데 특히 레빗의 브랜드 가치에 비하면 그리 과한 금액은 아니다. 물론 가죽 소재의 특징도 빼놓을 순 없다.
부드러운 착용감과 필요 충분한 강성을 갖고 있는 고품질의 염소 가죽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무게도 무척 가볍다. 펀칭 가공으로 통기성을 높였으며, 가죽 패턴 가공을 입체적으로 처리해 손에 딱 맞는 감각까지 갖추고 있다.
모터사이클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장점도 있다. 네이키드 및 미들급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물론 스쿠터에도 잘 어울린다. 블랙 컬러의 강인한 인상 덕분에 크루저 모터사이클에도 특히 잘 어울릴 것이다.
모든 강점과 단점을 무엇보다 쉽게 파악하는 것은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라이더가 직접 착용해보는 것이다. 때문에 완벽한 객관적 평가는 라이더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들이 필요하다. 리뷰를 마감하면서 꼭 전달해야 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레빗의 2011년 신제품 가죽 메시 글러브인 ‘플라이’는 “직접 착용해보기 위한 수고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판매 가격: 10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