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 헬멧은 전 세계의 유명 오프로드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착용하고 있다. 에어로 헬멧을 착용하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을 손에 꼽는다면 두 손을 다 사용해도 부족 할 정도이다. 물론 온로드에서도 에어로 헬멧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모토GP를 비롯한 세계 탑 클래스 경기에 에어로 헬멧을 착용한 레이서들이 참가하고 있다.
디테일로 빚은 날렵한 디자인

▲모토2 스피드 마스터 팀의 안드레아 이안노네(Andrea Iannone)
풀페이스 헬멧인 피트 원 XR 이안(PIT ONE XR IAN, 이하 피트 원)은 선바이저가 내장되어 있음에도 1500g정도의 가벼운 중량을 자랑한다. 피트 원 XR 이안은 모토2에 참가하는 안드레아 이안노네(Andrea iannone) 선수의 그래픽이 적용된 모델이다. 이태리 출신의 안드레아 이안노네는 지난 2010년 모토2에 참가하자마, 종합 3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은 선수이다. 올 해 이안노네는 작년과 동일한 스피드 마스터(Speed master)팀으로 참가했는데, 시즌 첫 경기부터 우수한 성적을 거둬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피트 원의 실루엣은 심플하지만, 디테일한 요소의 디자인을 다듬어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피트 원의 쉘은 외부로 돌출된 요소가 적어 매끈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쉘의 형태가 심플하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이 적어 상대적으로 주행풍으로 인한 소음이 적다. 다만 그래픽이 적용되지 않은 단색 모델의 경우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피트 원의 경우 벤틸레이션과 실드 등 기능적인 요소들의 디자인을 다듬으면서,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

▲안드레아 이안노네의 그래픽은 화려하다.
안드레아 이안노네 그래픽은 산탄총을 겨누고 있는 늑대와 검은 바탕에 형광 녹색으로 그려진 과녁, 커다랗게 적힌 이름의 머리글자 등의 화려한 모습이다. 턱 부분의 세로 방향으로 떨어지는 쐐기꼴 그래픽은 헬멧을 날렵하게 보이도록 하는 요소로, 세로 방향으로 디자인된 벤틸레이션과 맞물려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긴다.

▲날렵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실드 안쪽의 장식
실드의 디자인도 피트 원이 날렵하게 보이도록 하는 요소이다. 피트 원의 실드기어는 전면에 오픈되어 있는 부분보다 상단에 위치해 있는데, 이 때문에 실드가 여타 모델보다 좀 더 가파르게 내려오는 형상이다. 실드 안쪽에는 V자를 옆으로 누인 듯한 장식이 적용되어 날렵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너바이저는 헬멧 좌측의 스위치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실드는 간편하게 분리할 수 있는데, 실드를 연 상태에서 실드기어의 버튼을 누르고 앞으로 당기면 된다. 실드 안쪽의 이너바이저는 헬멧 좌측 하단에 위치한 스위치로 작동할 수 있다. 스위치는 가운데 부분이 깊게 파여있어 글러브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사용이 편하다.

▲에어 인테이크를 개폐하는 스위치
세로 방향으로 디자인된 턱 부분의 에어 인테이크는 여타 헬멧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인테이크는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좌우에 가로 방향으로 각각 하나씩 배치된 형태이다. 인테이크는 헬멧 안쪽에 있는 스위치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하나의 스위치로 세 곳이 동시에 작동한다.

▲세로 방향으로 디자인된 벤틸레이션은 피트 원의 특징이다.
헬멧의 상단과 뒤통수 부분의 벤틸레이션도 세로로 배치되어 있다. 상단의 벤틸레이션은 에어로 마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유선형으로 둥글린 쐐기꼴을 하고 있어 날렵한 인상이다. 벤틸레이션은 스위치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뒤통수 부분의 벤틸레이션은 개폐가 불가능하다.
우수한 질감과 독특한 착용감

▲만족스러운 질감을 제공하는 내피
내피의 질감과 착용감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메이커의 노하우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피트원의 내피는 촉감이 부드럽다. 이러한 내피는 볼 패드 뿐 아니라 턱끈과 뒤통수 부분까지 적용되어 피부가 닿는 부분이라면 어디나 만족스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내피는 항균 처리되어 위생적이며 세균 번식이 적다.
내피의 일부에는 메시 소재를 적용해 땀을 배출하고 통기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내피에 박테리아와 진균 발생을 억제하는 새니타이즈드(Sanitized) 항균처리를 해 위생적이며, 세균 번식으로 인한 악취가 적다.
착용감은 독특한 편인데, 보통 풀 페이스 헬멧이 머리, 볼 등을 감싸듯 고정하는 느낌이라면, 피트 원은 발라클라바를 쓴 듯 얼굴을 비롯해 머리 전체를 에워싼 느낌이다. 특히 귀와 그 주변까지도 홀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시간 착용에도 통증이 발생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즉 처음에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은 익숙하지 않은 착용감에서 오는 낯설음인 셈이다.

▲턱끈은 라쳇 방식으로 고정한다
볼 패드는 탈착이 가능하며, 턱끈은 라쳇 방식을 사용해 착용이 빠르고 간편하다. 턱 부분에는 친 스포일러를 적용할 수 있어 헬멧의 하단으로 유입되는 주행풍을 줄일 수 있으며, 코 부분에는 브레스가드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만약 라이더라면
에어로의 피트 원은 익숙함과 생경함의 차이를 오고간다. 보편적인 풀 페이스 헬멧의 형상을 갖추고 있음에도 요소요소에 미묘한 차이를 둠으로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독특한 그래픽과 착용감은 라이더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정관념 혹은 선입견으로 인해 에어로 헬멧을 논외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또 하나의 탁월한 제품을 놓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익숙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문을 열기만 해도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단조로운 풍경을 만드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같은 브랜드의 같은 컬러의 자동차들. 단조로운 풍경 사이에서 모터사이클과 라이더는 섞이지 않는 이질적인 모습이다. 이미 라이더라는 존재 자체가 그러한데, 헬멧을 선택하는 기준이 보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